[정치톡톡: 백 마흔두번째 이야기] 지역정당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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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안팎에서 지역정당 도입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정당법 개정안을 다루고,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는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지역정당 도입 필요성을 묻고 있다. 

지역정당 이슈는 비단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레퍼토리’다. 차기 총선을 1년 반 앞두고 재등장한 이슈 앞에 정치권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정치의 울타리 안에선 지역정당 출현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거대 양당이 이를 순순히 허용하느냐에 달렸다. 밥그릇 크기를 줄일 용기가 있을까, 하는 물음 앞에 긍정보다 부정이 앞서는 게 현실이다. 

시도지사협의회 의견 수렴도 광주시와 제주도 등이 연구용역 필요성에 ‘반대’하면서 실행에 옮기긴 어려워졌다. 수도권 발(發) ‘지역주의’ 프레임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지역정당 도입까지 넘어야 할 산은 한두 개가 아니다. 

그렇다고 지역은 언제까지 ‘서울의 식민지’로 살 건가. 우리가 지역정당을 논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서 출발한다. 현행 정당법의 정당 등록에는 몇 가지 충족조건이 있다. ▲수도에 중앙당 설치 ▲5개 이상 시·도당 ▲각 시·도당에 1,000명 이상 당원이다. 지역정당 설립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이 법은 언제 만들어졌을까. 1962년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정당 통제를 위해 고안해 60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지방분권과 메가시티 등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정진 국회 입법조사관은 지난 15일 보고서('지역정당의 허용 필요성과 입법 과제')에서 “다수의 중앙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는 등 지방분권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당의 수도 소재지를 수도로 제한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거대 양당의 ‘정권 연장’ 수단으로 전락한 법을 언제까지 붙들고 있어야 할까. 군사정권을 무너뜨린 것도, 국정농단 권력을 끌어내린 것도 주권자인 ‘시민의 힘’이었다. 지역정당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해소하는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방소멸’이라는 지역의 절박함을 풀어내는데도 지역정당은 필요하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6월 14일 <무등일보> 칼럼에서 “지방에서의 정치란 서울에서의 지역 간 패권 경쟁을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 카드는 기존 식민지 체제에 굴종하지 않는 ‘지역정당’의 출현과 활성화뿐”이라고 했다.

사당(私黨)이라 비판받던 ‘자민련’과 ‘자유선진당’을 도로 만들자는 소리가 아니다. 지역주민이 자유롭게 뜻을 펼 수 있는 기회의 장(場)을 지역정당으로 구현하자는 것이다. 예컨대 ‘대전민주사회당’이나 ‘세종시민연합’ ‘살기좋은충남당’처럼 지역의 이름을 걸고 말이다. 

국회 정치개혁 특위가 ‘허수아비 위원회’ 소리를 안 들으려면, 지역정당 도입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당장 차기 총선이 아니어도 좋다. 4년 뒤 지방선거부터 적용하도록 정당법을 손보시라. 왜 지역정당인가, 묻는다면 이유는 간단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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