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재 값 20~30% 상승 불구 쌀 값 꾸준히 하락
농민회, 충남도·의회 및 국회의원, 농협 등에 10대 요구안 전달 예정

부여군 농업인단체협의회가 21일 홍산면 상천리 이진구씨 논 앞에서 정부의 쌀값 안정화 대책을 요구하며 논을 갈아엎었다. 김다소미 기자.
부여군 농업인단체협의회가 21일 홍산면 상천리 이진구 전농 의장 논 앞에서 정부의 쌀값 안정화 대책을 요구하며 논을 갈아엎었다. 김다소미 기자.

[김다소미 기자] 21일 오후 1시 부여군 홍산면 상천리. 이진구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의장의 논에 모인 농민들 표정은 어두웠다. 최근 쌀값이 바닥을 치면서 농민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부여여성농민회 김지숙 사무국장(51)은 “맑은 가을 날씨가 슬프다”며 애써 웃었다. 

부여군 농업인단체협의회 회원 100여 명은 이날 참담한 심정으로 자식 같은 논을 갈아엎기 위해 모였다. 45년 만에 최대로 폭락한 쌀값 앞에서 그들의 표정에서는 '더 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듯한 비장함이 서렸다. 

농민회는 이날 청양을 시작으로 논산, 부여 등 도내 9개 시‧군에서 논 갈이와 농기계 행진을 전개했다. 

이진구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다소미 기자.
이진구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다소미 기자.

마이크를 잡은 이진구 의장은 “지난 8월 29일 전국농민대회가 서울역에서 있었다. 용산까지 행진했는데 언론에도 잘 안 나오더라. 이렇게 논 갈아엎고 하면 신문에 좀 나올까, 방송에 좀 나올까, 국민들이 조금 관심을 가져줄까 해서 논을 갈아 엎는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농민들이 힘을 합쳐 멋지게 올 가을 함께 싸워보자. 쌀과 농민이 천대 받지 않게 우리 방식대로, 우리 힘으로 쌀값 지켜내고 함께 합시다”며고 호소했다.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 의장은 발언 중간 중간 감정이 복받쳐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쌀값 하락 원인에 대해 농민들은 외국 농산물에 대해 오히려 관세를 없애면서 저율할당관세 물량이 크게 늘어 인위적으로 농산물 가격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소미 기자.
쌀값 하락 원인에 대해 농민들은 외국 농산물에 대해 오히려 관세를 없애면서 저율할당관세 물량이 크게 늘어 인위적으로 농산물 가격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소미 기자.

올해 물가가 고공행진하며 농자재 값이 20~30%로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한 가마니 20만 원 이상 받았던 쌀값은 15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나락 값도 2만 원 이상 하락했다. 

이날 모인 농민들은 쌀값 하락 원인을 외국 농산물에 관세를 없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저율할당관세 물량이 크게 늘어 인위적으로 농산물 가격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농업 예산안에는 관련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농민들이 뿔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  

홍산면에서 농사를 짓는 홍상식(49)씨는 “며칠 전 충남도청에 쌀값 대책을 세워 달라 요구했다. 쌀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이 충남인데 선제적으로 대응해 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는 농민들에게 잇따라 발생한 폭우와 태풍보다도 어디까지 내려갈지 모르는 쌀값이 더 가혹하게 느껴진다"고도 했다.

한편 농민회는 시·군별로 투쟁용 쌀 40㎏짜리 1000개를 만들어 오는 11월16일 농민대회에 이어 12월10일 민중대회로 이어가고 논갈이 투쟁과 함께 충남도와 도의회, 국회의원, 농협 등에 충남농정 10대 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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