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완의 포토詩세이]

동쪽 하늘이 별 하나 띄워
늦여름밤을 밝힌다

다가온 빛은 내 눈에 도착해
겸손한 보석이 되어 박힌다

옅다, 아스라하다, 멀지만 그립다
꺼낼 수 있는 형용사들
가만 보니 너도 그러네

네가 반짝일 때마다 그랬듯이
지금 내 눈, 다시 아득해진다

별만큼 우리의 감성과 상상력을 충전시켜 주는 존재가 또 있을까? 
별만큼 우리의 감성과 상상력을 충전시켜 주는 존재가 또 있을까? 

금성의 별명은 샛별이다. 새벽녘이나 저물녘에 지표 가까이 뜬다. 행성 중에는 가장 밝고 친숙한 별이다. 또 다른 이름은 개밥바라기별인데 소설가 황석영의 작품명이기도 하다. 개밥이라도 달라고 하는 배고픈 사람의 간절함이 별에 투영됐을 것이다. 

모르긴 해도 밤하늘의 별만큼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소재도 없을 것이다. 인간이 쓴 모든 시를 통틀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시감일지도 모른다. 별은 멀리 있지만 많은 걸 준다. 깊은 생각을 선물한다. 존재를 돌아보게 하고 그리움을 만든다. 꿈을 품게 하고 사후세계를 가늠하게 한다.

별을 보는 횟수가 역대 최저(라고 확신한)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이 시대의 우리는 별의 선물을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고개를 드는 대신 손에 쥔 스마트폰을 내려다 본다. 희끗한 별빛에 아스라한 그리움을 느끼기보다 빛나는 디스플레이 속 가상세계가 더 흥미롭다. 가끔은 자극 없는 감성도 필요하다고, 개밥바라기별을 올려보며 생각했다.

* 카카오톡 오픈채팅 '이지완_시인(참)칭관찰자시점'에서 더 많은 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