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영의 손스피커]
UCLG ‘포기하던지 올인하던지’

2022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대전 개최가 확정된 직후, UCLG 관계자들이 축하하고 있는 모습. 2019년 11월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 자료사진.
2022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대전 개최가 확정된 직후, UCLG 관계자들이 축하하고 있는 모습. 2019년 11월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 자료사진.

이장우 시장이 취임한 지 한 달여가 지났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인수위원회를 가동할 때부터 민선8기 이장우 시정은 전임시장의 공적은 지우고 과실을 키우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지역화폐인 ‘온통대전’은 공론 한번 없이 소모성 예산이라고 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역화폐 본래 목적인 골목상권의 활성화와 자본의 역외유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습니다.

트램 또한 소요예산이 늘어난 점을 강조하며 민선7기 허태정 시장이 시민들을 속였다고 선전했습니다. 예산 추계가 허술했던 점은 인정하더라도 시민의 요구에 의해 정거장이 늘어나고 대전역을 경유하게 되고,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사실은 애써 감추고 있습니다.

이제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세계지방정부연합총회(UCLG)를 걸고 넘어지고 있습니다. 이장우 시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초 UCLG 총회가 너무나 과대 포장됐다. 허 전 시장은 UCLG 유치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한발 더 나아가 “어마어마한 국제행사를 유치한 것처럼 시민들을 속여온 것”이라며 정치공세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10일부터 대전컨벤션센터 일원에서 개최 예정인 UCLG 총회는 당초 143개국 1000개 도시 5000명을 목표로 추진되었으나 현재 저조한 참가 신청(8월3일 현재 33개국 60개 도시 156명) 상태라고 합니다.

아마도 참가신청이 많았으면 이장우 시장은 웃으며 개막 테이프를 끊고 성공적 개최를 자신의 공적으로 포장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UCLG가 이 시장의 말대로 별거 아닌 행사일까요?

세계 지방자치단체의 UN이라 불리는 세계지방정부연합(United Cities and Local Governments, UCLG)은 UN(국제연합)에서 유일하게 인정한 지방자치단체기구로, 전 세계 지방자치단체의 상호협력과 공동번영을 위하여 중앙정부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세계 지방자치단체들이 모여 해결해 나가기 위한 비정부 연합체입니다.

회원은 UN 193개 회원 국가 중 140개국의 24만여개 지방자치단체 및 175개 지자체 협의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전을 비롯한 16개 광역지자체와 9개 기초지자체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습니다.

오광영 전 대전시의원. 
오광영 전 대전시의원. 

3년마다 세계총회가 열리는데 이번 대전총회는 중앙정부로부터 공식국제행사로 인정받아 20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습니다. 2007년 10월 제주에서 2회 세계총회가 열렸는데 130여개국 지방정부 대표 등 2000여명이 참가한 바 있습니다.

대전총회를 결정한 2019년 남아공 더반총회에도 등록인원이 3000명을 훌쩍 넘겼다고 합니다. 계획했던 규모의 참석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처럼 UCLG는 국제적으로 규모있는 행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참석이 저조한 이유를 코로나19 재유행,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여건의 악화로 꼽습니다. 일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참가접수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먼저 돌아보길 바랍니다.

허태정 시장의 임기가 만료되던 6월 25일부터 접수를 시작했다고 하니 전임시장의 탓으로만 돌리기는 면구스럽지 않습니까? 망할 게 뻔하니 미리 남탓으로 밑자락을 깔고 ‘면피’하려는 모습으로 비치는 건 필자만의 생각일까요?

공식적으로 7월1일부터 모든 행정의 책임은 이장우 시장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남탓에 앞서 개최 전까지 참가를 독려하는 활동을 하기 바랍니다.

또한 이런식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연속사업에 대해 전임시장 탓으로 돌릴 거면 모두 꺼내놓고 미리 포기선언을 하는 게 바른 자세일 것입니다. 곶감 빼먹듯이 전임시장 탓으로 4년을 버티는 ‘남탓 정치’를 시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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