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와 소비생활 행태의 변화에 따라 비대면 장보기가 늘어나면서 아이스 팩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아이스 팩은 스티로폼 박스에 들어있는 내용물의 신선도 유지에 꼭 필요한 물품으로 지난해 국내에서만 약 2억6000만개가 생산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아이스 팩의 80%는 미세플라스틱 일종인 고흡수성플리머(SAP) 충전재로 이루어진 ‘젤’형태이다. 상온에서 얼음보다 냉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장점이 있지만, 환경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완전하게 폐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수필가
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수필가

특히 불에 잘 타지 않고 물에 잘 녹지 않아 상온에서 자연분해 되기까지는 500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불에 태우면 다이옥신 같은 발암물질이 나오고 안에 들어 있는 젤을 하수구에 버리면 하천이나 바다로 흘러들어가 수질오염은 물론 연쇄적인 먹이 사슬을 거쳐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인이 1인당 연간 5만개가 넘는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만큼 심각한 문제다.

아이스 팩 사용량도 급증하는데 비례하여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자 기존 합성수지 대신 물이나 전분을 넣은 친환경 아이스 팩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유통업체가 늘고 있다. 소비자는 쓰레기 처리 부담을 줄이고, 기업은 친환경 경영을 실천할 수 있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더욱이 재생지로 만든 팩은 종이류로 배출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은 코스트 상승 등으로 보급 초기단계에 있어 당분간은 젤 형태의 합성수지 아이스 팩과 친환경 아이스 팩을 함께 써야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수거함을 설치하고, 주민들이 사용한 아이스 팩을 갖다 넣도록 한 다음 세척하여 전통시장 등 상인들에게 제공하여 호응을 얻고 있다. 일부 홈쇼핑 업체에서도 이에 아이스 팩 재활용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충남 서산시는 지난 2월 모든 읍면동행정복지센터에 아이스 팩 수거함을 설치한 데 이어 2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47개소에도 설치한 바 있다. 시에서는 지난 달 1,700개의 아이스 팩을 수거하여 세척한 다음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제공하여 호평을 받았다. 5월 중에는 200세대 이하의 공동주택에도 수거함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전시에서도 동구, 중구, 대덕구가 아이스 팩 수거함을 설치하였다. 중구에서는 매월 약 5천개의 아이스 팩을 수거하는 실적을 올리고 있는데 일부 참여자에게는 종량제쓰레기 봉투를 제공함으로써 참여율을 높이고 있다고 한다.

환경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당면 중요 과제 가운데 하나다. 생활 주변에서 작은 것이라도 찾아 실천함으로써 우리와 후손이 살아갈 터전을 지키고 물려주도록 함은 잠시도 소홀히 하거나 미룰 수 없는 일이다. 지자체에서는 행정복지센터와 아파트 단지, 주택가 등에 수거함을 확대 설치하고, 수거된 아이스 팩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함이 필요하다. 또한 대대적인 홍보와 적정한 보상을 통하여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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