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교원, 언론 보도 후 2차 가해 피해 호소...법적 조치 시사
서울 교사 노조, 전교조 세종지부 “교원평가제 폐지” 주장
교육청 "피해교원 심리 치료 지원" 약속... 교육부 대응 주목

트위터 ‘교원평가 성희롱 피해 공론화' 계정에 올라온 게시글 캡쳐본. 세종시 소재 D고교에서 익명이 보장되는 '교원평가제'를 악용해 익명의 학생이 여교사를 향한 성희롱 평가를 남겨 논란이 됐다. 김다소미 기자.
트위터 ‘교원평가 성희롱 피해 공론화' 계정에 올라온 게시글 캡쳐본. 세종시 소재 D고교에서 익명이 보장되는 '교원평가제'를 악용해 익명의 학생이 여교사를 향한 성희롱 평가를 남겨 논란이 됐다. 김다소미 기자.

[세종=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세종시 소재 D고등학교에서 익명이 보장되는 ‘교원평가제’를 악용해 학생이 여교사를 성희롱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피해를 입은 여교사는 4명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추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돼 교육청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교원평가제는 동료 교사‧학부모‧학생의 참여로 이뤄지는데, D고에서는 익명의 학생이 서술형 항목을 작성하는 평가 부분에서 교사의 특정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성희롱 발언을 평가로 제출해 논란이 됐다.

이번 성희롱 사건은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일종인 트위터에서 ‘교원평가 성희롱 피해 공론화’란 계정이 만들어지며 세간에 알려졌다.

해당 계정에 올라온 게시글을 보면, 피해 교원은 범죄를 저지른 학생의 계도를 위해 성희롱 발생 사실을 공론화하고 학생에게 자진 신고할 기회를 줄 것을 세종시교육청, 학교 측에 건의했지만 학교 측은 ‘익명 보장’ 원칙을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교원은 익명성에 기댄 인신공격과 모독 등에 무방비하게 노출됨을 지적하며 심각한 수위의 성적 발언을 한 학생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학생들을 대면해 수업을 진행해야한다는 압박감에 괴로움을 호소한 글도 남겼다. 

피해 교원은 D고에서만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모두 젊은 여교사들이란 공통점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교사가 계정을 통해 공개한 성희롱 문구에는 ‘김정은 기쁨조나 해라 XX’, ‘~~이(교사 이름) XXX이 너무 작아’ 등 노골적인 성적 묘사와 비하의 발언이 담겼다.

이에 교원들은 “역겹고 끔찍하다. (가해 학생을 특정할 수 없다는 학교와 교육청의 판단에 따라) 학생 처벌이 불가능해 교원에 대한 보호도 이뤄질 수 없다”며 “교권은커녕 인권도 없는 현재 교육 현장의 현실이다. 성범죄에 노출된 여교사들은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만이 보장되는 상황을 마주했다”고 강조했다.

공론화 촉구에 대해선 “교원평가가 익명성에 기댄 범죄와 인신모독의 장으로 변질된 상황에 교육 당국의 응답과 조치를 촉구한다. 가해 학생이 마땅한 처벌을 받고 반성하고 갱생하길 바라며 공론화를 원한다”고 했다.

또 학교 측에서는 “벌써부터 가해 학생 보호를 해야한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교사들은 학생으로부터 범죄 피해를 당해도 가해자 보호에 에너지를 쏟으며 혹시라도 학생을 보호하지 않는다고 지탄 받을까 두려워하고 눈치를 봐야한다”고 호소했다.

언론 보도 이후 기사 댓글을 통한 2차 가해 피해도 게시글을 통해 알려졌다.

‘올바르게 가르치라고 있는 게 교사 아니냐. 처벌이 목표면 싶으면 경찰이 되지 그랬느냐’, ‘요즘 애들 남성 호르몬 장난 아님’ 등의 비하 댓글에 대한 법적 조치도 시사했다.

현재 피해 교원들은 심각한 정신적 충격으로 정상적인 업무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도 알리고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서울 교사 노조‧전교조 세종지부 “추가 피해 파악.. 교원평가 폐지” 촉구 
세종시교육청 "피해 교원 심리 치료 지원"... 교육부 대응 주목 

이번 사건으로 서울 교사 노조와 전교조 세종지부도 성명서를 통해 이들의 피해에 공감하며 ‘교원 평가제 폐지’ 촉구에 동참했다.

서울 교사 노조는 4일 “많은 교사들이 자유서술식 문항을 통해 인격 모욕, 성희롱을 당했다. 교사들은 이런 이유로 서술식 문항 자체를 읽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부의 의도와 다르게 평가가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에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열패감과 모욕감만 안겨주고 있다. 교사들에게 평가가 시작되는 11월은 합법적으로 악플에 시달리는 달”이라고 강조했다.

교사 노조는 교육부에 ▲가해자를 사이버 명예훼손죄와 형법상 모욕죄로 고발 ▲최소한의 교사 보호 조처도 없는 무책임한 교원평가 폐지 등을 요구했다.

전교조 세종시부도 교육권 보호 위한 종합적 대책 마련과 교사 피해 회복 방안 마련, 인권 유린하는 교원평가 폐지 등을 촉구했다.

현재 교육청은 교원치유센터를 통해 피해 교원에 대해 심리 치료 등을 지원할 예정이며 교능평가 시스템 문제는 교육부가 대책 논의 및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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