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백 서른네번째 이야기] 위기의 리더십, 민심 대하는 태도 변해야

지난 3일 대전시청에서 열린 국민의힘-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 모습. 국민의힘 홈페이지.
지난 3일 대전시청에서 열린 국민의힘-충청권 시도 예산정책협의회 모습. 국민의힘 홈페이지.

윤석열 정권이 출범 초부터 ‘비상 상황’에 봉착했다. 국정뿐만 아니라 정치 현안이 난마처럼 얽혔다. 꼬인 실타래를 풀 리더십은 찾아볼 수 없다. 다들 마음은 콩밭에 있고, 잿밥에만 눈독 들이고 있으니. 국민이 국가 지도자와 집권 세력을 믿지 못할 수밖에. 

국민의힘은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해 최고위원까지 사퇴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셀프 비상(非常)’의 이면에는 또 다른 권력의 진용을 짜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인다. 이준석 대표를 쳐내고 자기들 입맛에 맞는 인사를 비대위원장에 앉혀 놓고 ‘핵관 정치’를 하려는 것 아니겠나. 

“보통 선거에 져서 비대위가 들어서는데, 우리 당은 비대위가 들어서게 하려고 비상 상황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민심이 뿔이 난 지점은 바로 여기다. 윤 정권은 본인들의 실력과 리더십으로 정권을 교체했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책과 180석 의석수에 오만했던 민주당의 반사체로 얻은 정부이고 권력인데 말이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며 반사체는 사라졌는데, 자꾸 그쪽에서 구심점을 만들려고 애쓴다. 전 정권 치부를 들춰내고, 찍어내기에 바쁘니 민생은 뒷전일 수밖에. 정치행태는 미래 비전은 고사하고, 과거 방식으로 퇴행하고 있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과거와 달리 정치적 정보를 습득하는 채널이 다양해졌다. 그로 인해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이 되고, 똑똑해졌다. 그런데 정부 여당은 그걸 못 따라가고 있으니 갭이 커질 수밖에. 

충청도 사정도 다를 바 없다.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지지세가 받쳐줘야 한다. 이장우 대전시장이나 최민호 세종시장이나 김태흠 충남지사 모두 업무수행 지지도가 높아야 정부에 목소리를 내고, 당내 역할도 할 수 있다. 

그러려면 시민과 새롭게 교감하고 공감할만한 혁신 프로그램을 제안해야 한다. 그래야 지지를 얻고 리더십에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은 어떤가. 대전만 봐도 그렇다. 주민참여예산을 절반으로 깎아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보문산 전망대를 150미터로 올리고, 야구장 돔구장을 짓겠다는 정책과 시민들 사이에는 섬이 하나 둘씩 생기고 있다. 민생문제는 또 어떤가. 상공인들에게 지역화폐는 생계와 직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걸 중앙에서도 깎고, 지역에서도 깎으면 무얼 갖고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확보할 셈인가. 

민생 경제를 일으키려면 시민과 괴리된 정책에 대한 지적에 수정·보완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새 지방정부는 이런 절차와 소통이 투박하고 헐거워 보인다. 지금 같은 행태로는 답이 없다. 

정부나 지자체나 민생 아젠다를 새로운 관점에서 봐야 한다. 참여 민주주의도 강화해야 한다. 민주당처럼 ‘97세대’가 있어 치고 나오면 몰라도, 국민의힘은 그마저 녹록지 않으니. 낡은 리더십으로는 솟아날 구멍이 없다. 민심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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