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열두줄인문학]

김충남 강사.
김충남 강사.

폐지를 모으며 홀로 외롭게 살아온 어느 할아버지가 임종을 지켜주는 사람 없이 쓸쓸한 생을 마감하셨는데 놀랍게도 그가 살고 있던 움막집 방 장판 밑에서 꽤 많은 지폐가 나왔다는 신문기사를 오래전에 읽은 기억이 납니다.

할아버지는 그날그날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쓰지 않고 장판 밑에다 모아 놓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 이 할아버지에게는 장판 밑에 차츰차츰 쌓여지는 돈이 인생의 전부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먹을 것, 입을 것, 병원 가는 것까지 마다하고 죽는 그 날까지 돈 모으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삶지 않았을까 하네요.

그렇다면 돈을 모으기 위해 버는가? 쓰기 위해 버는가?

통장 잔고가 한푼 두푼 쌓여가는 뿌듯함에 모으기 위해 버는 것 같고,맛있는 음식을 사 먹고 쇼핑할 때는 쓰기 위해 버는 것 같기도 하지요. 돈을 모아 두었다가 쓰기 위해 버는 것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하네요.

번다는 것은 무엇이고,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노자에게서 그 답을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 이(利)와 용(用)

이로울 이(利), 쓸 용(用)자로 된 이용(利用)의 사전적 뜻은“돈이나 물건을 이롭게 쓰거나 쓸모 있게 쓰는 것”“사람이나 대상을 자신의 이익을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삼는 것”이라 했죠. 이용(利用)에 대해 노자는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이(利)는 유(有) 즉 소유하는 것이요. 용(用)은 무(無) 즉 없애는 것이다.’라고 정의했습니다.이것을 돈 벌고 쓰는 것에 대입하면, 돈을 벌어서 저축하는 것은 소유(有)하는 것니 리(利)에 해당되고 돈을 쓰는 것은 없어지는 것(無)이니 용(用)에 해당된다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돈을 잘 벌어서 잘 쓰는 것’이것이 노자의 이용(利用)철학이라 하겠습니다.

▲ 아까운 초 한 자루, 아낌없는 기부금

노자의 이용철학인‘잘 벌어서 잘 쓰는 것’을‘개미처럼 근면 성실하게 벌어서 정승처럼 고귀하게 쓰는 것’이라 표현해 보았습니다.

미국의 대부호인 존 머레이의 일화를 들어보지요. 어느 날 밤 그는 자기 서재에서 두 개의 촛불을 켜놓고 책을 읽고 있었는데 손님이 찾아 왔다. 손님은 그 마을 초등학교 육성회장으로 학교발전기금기부를 부탁하러 온 것이다. 육성회장이 들어서자 존 머레이는 책을 읽기 위해 켜 놓았던 두 개의 촛불 중에서 하나를 꺼버렸다. 그것을 본 육성회장은 크게 실망했다.‘저렇게 초 한 자루도 아끼는 구두쇠에게 기부금을 부탁하는 것은 헛수고겠구나.’하고 포기하려 했으나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부탁하여 보았다. 뜻밖에도 존 머레이는 화통하게 웃으며‘적은 돈이지만 십만 불을 기부하겠습니다.’라며 즉석에서 기부 증서를 써 주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글을 읽는 대는 두 자루의 촛불이 필요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는 데는 한 자루의 촛불이면 충분합니다. 그래서 제가 촛불 한 자루를 껐습니다.’라고 말했다.

존 머레이는 초 한 자루도 아끼는 구두쇠 정신으로 돈을 벌어 모았지만 그러나 학교 발전기부금 같은 값있는 돈은 아낌없이 썼으니 노자의 잘 벌고 잘 쓰는 이용(利用)철학을 실천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내가 버는 돈, 헛되지 않게 어떻게 값어치 있게 쓰느냐는 씀(用)의 지혜, 버는 돈이 빠듯할수록 필요하지 않을까요.

▲ 이(利)보다 용(用)

노자의 이용철학은 버는 이(利)보다 쓰는 용(用)에 의미를 더 두는 것 같습니다.

인생 이치도 이와 같다 할 수 있지요.

돈 버는 것(利)보다 더 중요함은 그 돈을 잘 쓰는 것(用)이요.

성공하는 것(利)보다 더 중요함은 그 성공을 잘 쓰는 것(用)이요.

벼슬하는 것(利)보다 더 중요함은 그 벼슬을 잘 쓰는 것(用)이요.

인생을 잘 사는 것(利)보다 더 중요함은 그인생을 잘 갈무리하는 것(用)입니다.

대체로 버는 이(利)는 중요시 하였으나 용(用)을 무시하여 그 이(利)가 도리어 해를 가

줌을 볼 때 노자의 용(用)철학이 참으로 중요하게 됨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인생은 잘 쓰고 가야 것(用)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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