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눈] 지역 현안 공감대 형성에서 해법 찾아야

김태흠 충남지사. 자료사진. 
김태흠 충남지사. 자료사진. 

[황재돈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의 발언이 거침없다. 민선8기 취임 후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겠다고 하더니 ‘예산 1조원 이상 확보’, ‘공공기관 충남 우선 이전’ 등 쉽지 않은 약속을 잇따라 내놨다. 

최근에는 ‘서해선 삽교역(가칭)’을 “지방비가 아닌 국비로 짓겠다”는 방침을 세워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철도와 역사 신설은 국가가 할 일인데, 왜 지방비를 들이느냐는 얘기다.

‘삽교역 국비 확보’ 문제는 김 지사의 향후 4년 정치력을 보여줄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전임 도정에서 해내지 못한 일을 해결하고, ‘국비 투입 불가’라는 중앙부처의 기존 방침을 뒤집는다면 충남지사 이상의 면모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살림을 꾸리기 어려운 지방자치단체의 실정을 감안하면 김 지사의 ‘국비 확보’라는 방향성은 옳다. 실제 2022년 기준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는 평균 44.9%로, 충남은 이보다 낮은 37%다. 열악한 지자체 재정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절약하겠다는 명분이 생긴 셈. 

그런데 김 지사의 이런 추진력에도 아쉬운 점이 여럿 있다. 함께 일할 도청 공직자들과 사전에 목표를 충분히 공유하지 못했고, 지역 여론도 살피지 않은 채 삽교역 신설 재검토를 지시했다. 때문에 공직사회는 부담감을 떠안으며 전전긍긍하고, 지역민의 혼란은 커지게 됐다. 

정상식 삽교역설립추진위원장은 “지사 말대로만 된다면 좋겠지만, 과연 가능한 일인지, 이러다 숙원사업이 늦춰지는 건 아닌지 혼란스럽다”고 호소했다.  

기재부 기존 방침을 뒤집을 묘수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사업 경제성 판단에서 수요량(예상 이용객) 변화가 뚜렷하지 않고, 최근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 방침에서 추가로 국비를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기 때문. 

또 하나의 문제점은 “최종적으로 국비확보가 안되면 연말에라도 도비를 투입하겠다”는 김 지사의 계획이다. 이는 ‘숙원사업 지연’이라는 지역 반발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읽힌다. ‘상황에 따라 입장이 변할 수 있다’는 리더의 발언은 무책임하게 들린다. 

김 지사는 현안 해결을 위해 ‘탑다운(Top-Down)’ 방식을 택했다. “대통령과 담판을 짓겠다” “장관과 면담 일정을 잡아 달라”는 등 자신의 역량으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다. ‘힘센 충남, 김태흠의 힘’을 증명하려는 듯하다. 

지역 현안 해결에 지역민 여론을 우선 반영하고, 조직원과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중앙부처와 싸울 때 더 강력한 무기가 손에 쥐어지지 않을까. 혼자보다 여럿이 같이 할 때 좋은 결과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같은 맥락에서 지방 광역단체장들과 함께 지역 특색을 반영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피력할 필요도 있다. SOC사업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차이를 두는 명확한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예타 면제 사업 기준(500억 원)을 상항시키는 일이다. 수도권과 동일한 잣대를 두고 경제성을 평가한다면 지방은 계속해 홀대받을 것이다. 언제까지 숲이 아닌 나무만 바라볼 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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