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대통령 세종 집무실 신청사 건립, 흔들림 없는 원칙 재확인
향후 5년간 임시 집무실 '입지'가 관건... 새 정부, 약속과 '기존 청사' 활용안 제시
12월 개청하는 컨트롤타워 중앙동 '상징성' 외면... 균형발전 의지마저 의심 받아

지난 2012년 정부세종청사 1동 4층에 설치된 대통령 세종 집무실. 공식 명칭은 귀빈(VIP) 집무실. 윤석열 정부가 이곳을 그대로 사용하고 2단계 중앙동 사용안을 폐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논란이다. 세종시 출입기자단 제공.  
지난 2012년 정부세종청사 1동 4층에 설치된 대통령 세종 집무실. 공식 명칭은 귀빈(VIP) 집무실. 윤석열 정부가 이곳을 그대로 사용하고 2단계 중앙동 사용안을 폐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논란이다. 세종시 출입기자단 제공.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과 대비된 세종 집무실 설치를 놓고 ‘상징성 vs 예산 효율성’ 가치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이는 오는 12월 정부세종청사 컨트롤타워로 문을 여는 ‘중앙동 입지’냐, 2012년 정부세종청사 개청 당시 귀빈(VIP) 집무실과 국무회의실을 반영한 ‘1동 유지’냐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3~4월 세종시와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들을 차례로 만나 2027년까지 1~3단계 로드맵을 받아들이고 후속 조치를 준비해왔다.

13일 행정안전부와 여‧야 국회의원실, 행복도시건설청, 세종시 등에 따르면 1단계는 대통령 취임 즉시 국무회의와 중앙·지방협력회의 개최 장소로 정부세종청사 1동 귀빈(VIP) 집무실 및 국무회의장을 활용하는 과정으로 삼았고, 2단계는 오는 12월 개청하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임시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향성을 담았다.

궁극적인 3단계는 2027년 국회 세종의사당 개원 시기에 맞춰 S-1생활권 인근 부지 내 비서동과 관저를 포함한 세종 집무실 신축하는 목표로 나아간다.

인수위가 채택한 대통령 세종 집무실 1~3단계 설치안. 자료사진.  
인수위가 채택한 대통령 세종 집무실 1~3단계 설치안. 자료사진.  

인수위도 이를 포함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를 작성했다. 세종 집무실 설치 계획을 올해 안으로 확정하고, 2023년 1분기 안에 착공한다는 내용이다.

본지는 이날 뜨거운 감자로 부각된 ‘대통령 집무실 설치 논란’의 진위를 집중 취재해봤다.

예산 효율성 가치... ‘2단계 패싱, 1단계 당분간 유지’

정부세종청사 1동 4층에 마련된 국무회의실 전경. 세종시 출입 기자단 제공. 
정부세종청사 1동 4층에 마련된 국무회의실 전경. 세종시 출입 기자단 제공. 

최근 대통령실과 정부부처 내에서 2단계 패싱 의견은 ‘예산 효율성’ 가치로 출발한다.

지난 2012년 세종청사 1동 귀빈집무실과 국무회의장 이용에 불편함이 없는데, 굳이 또 국가 예산을 들여 세종청사 중앙동에 설치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달 대통령직 인수위 관계자와 이날 최민호 시장의 전언도 일치한다.

예산을 떠나 집무실 방호부터 보안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1단계 귀빈집무실을 2027년까지 활용하는 편이 낫다는 논리다.

지난 달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첫 국무회의 개최와 함께 공개된 공간을 보면, 1동 4층에는 약 1000㎡ 이상의 귀빈 집무실을 비롯한 국무회의실(영상회의 가능)과 국무위원 대기실이 마련돼 있다.

실제로 장‧차관 중심의 국무회의나 전국 17개 시‧도지사와 함께 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제2국무회의) 개최에는 무리가 없는 시설들이다.

최민호 시장이 주변적인 입지(1동 vs 중앙동)보다 본질적인 가치(2027년 집무실 청사 건립 약속)에 주목해달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검토를 해봤으나 대통령 집무실 기능에 부합하는 층 배치 등에 있어 마땅치 않다는 판단이 실무진에서 제기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현재 국무회의가 열리는 1동의 시설과 12월 개청하는 중앙동 신청사와 차이가 거의 없다. 2단계 추진은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대통령실과 협의 중에 있다. 중앙동 신청사에 집무실 설치 시설을 구비할 경우, 막대한 비용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제기했다.

서울 용산과 달리 효율성으로 접근하는 '대통령 세종 집무실'

상식의 눈으로 이 같은 주장들이 이해 안되는 건 아니나 맹점도 분명하다.

예산 낭비(469억 원)‧방호‧보안 우려를 무릎쓰고 갑작스레 서울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긴 건 ‘상징성’에 무게 중심을 뒀기 때문이다. 수십년 밀실 청와대 개방이란 국민적 요구를 명분으로 삼았다.

이에 반해 행정수도 위상 강화란 가치를 담아 중앙동으로 옮기려는 10년 만의 시도엔 ‘예산 낭비‧방호‧보안 문제’를 역으로 제기하고 있다.

앞뒤가 안 맞는 모순으로 다가올만 하다.

중앙동에 집무실을 새로 설치할 비용이 크다는 얘기만 나올 뿐 구체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150억 원 정도 소요될 것이란 전언만 있다. 

정부세종청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2년 1동 귀빈집무실과 국무회의실 등의 구축 비용은 20~3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정부세종청사 1~3단계 전체 건축비를 뺀 수치”라며 “중앙동 설치는 예산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는 일침을 가했다.

시민사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집무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은 허언인가”라며 “1년에 몇 번 안되는 국무회의 때만 내려와 생색내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10년 전 최소 기능으로 마련된 집무실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의중만으로도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2027년 완공되는 세종 집무실 신청사에서 근무할 수 없기 때문인가”라고 꼬집었다.

중앙동 입지 ‘상징성’... 어디서 찾을 수 있나

오는 12월 문을 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은 최고층 높이로 국정운영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예고하고 있다. 세종시 출입 기자단 제공. 
오는 12월 문을 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은 최고층 높이로 국정운영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예고하고 있다. 세종시 출입 기자단 제공. 

세종청사 중앙동은 2020년 6월 착공 당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1~3단계와 나성동 정부세종 2청사의 컨트롤타워 기능으로 설계됐다.

말 그대로 국정 운영의 중심부란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귀빈 집무실이 2012년 총리동 4층 한켠에 배치된 것과는 위상 면에서 차원이 다른 신호를 줄 수 있다.

더욱이 중앙동으로 대통령 집무실 설치는 ‘진짜 수도’로 발걸음을 옮겨 간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세종시 출범 10년 차를 맞아 2030년 완성기까지 흔들림 없는 국정을 운영하고,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해소 취지를 전면에서 실현하겠다는 대통령 의지로로 읽힐 수 있다.

기존 집무실 활용안이 연간 다섯손가락 또는 열손가락에 꼽힐 만큼만 집무하겠다는 퇴행적 행보로 다가오는 배경이다.

중앙동이 이 같은 시대상에 맞게 건립되고 있다는 점도 십분 고려해야할 대목이다.

정부는 그동안 총사업비 3875억 원을 투입, 부지면적 4만 2760㎡에 연면적 13만 4488㎡,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신청사를 선보일 계획이다.

주요 특징은 ▲업무동과 민원동 완전 분리 ▲강당과 회의실, 스마트워크센터, 정부합동민원실 등의 독립적 조성으로 출입절차 간소화 ▲4층 높이 민원동 완전 개방 ▲업무영역에 한해 최소한의 보안울타리 설치(누구나 자유로운 청사 부지내 중앙 보행광장과 민원동 접근 허용) ▲업무동 11층에 전망 기능의 공간 배치(금강과 호수공원 조망, 출입절차 없이 이용, 기존 옥상정원(3.8km)과 연계한 관광자원화) ▲중앙 보행광장 설치(비알티 정류장 등에서 보행 연결) ▲건축물 자체를 관광자원화 등으로 요약된다.

설계 당시부터 대통령 집무실 설치 가능성을 염두에 두겠다는 행정안전부의 포석도 깔려 있다. 새로이 짓는 청사인 만큼, 기존 총리동보다 보안‧방호 등에 더욱 신경쓴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등 핵심 부처는 중앙동에 옮겨오고, 대통령 집무실은 기존 청사에 남겨져 있는 그림도 선뜻 어울리지 않는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수도 완성 시민연대는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국가균형발전 전략이 아닌 정치적 산물로 전락시키려고 하는 윤 정부의 갈지자 행보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인수위의 발표대로 로드맵에 따라 원안대로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불통과 불신의 정부에 대한 국민의 저항은 거대해질 것임을 각오해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현재 정부 방침이 확정된 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중앙정부가 조만간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현재 상태에서 인수위가 언급한 1~3단계 로드맵 진전 사항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행복청 관계자도 “지금은 대통령실 등에서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특별한 지침이 없어 기존 설계대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중앙동 설치 지침이 내려오면, 내부 인테리어 변경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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