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시장 임명한 기관장 16명, 일부는 잔여임기 2년 이상
이장우 인수위측 “실무형과 정무형 기관장, 스스로 판단 않겠나”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현판 오른쪽)과 인수위원들이 지난 7일 인수위 출범에 맞춰 기념촬영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현판 오른쪽)과 인수위원들이 지난 7일 인수위 출범에 맞춰 기념촬영하고 있다. 자료사진.

[김재중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허태정 대전시장에서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으로 지방권력 교체가 이뤄지면서 대전시 4개 공사·공단, 14개 출자·출연기관 기관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임명한 이들 기관장들의 임기는 짧게는 수개월에서 많게는 2년 이상 남아 있다. 원칙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자리지만, 전임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과 새로운 시장이 호흡을 맞출 수 있겠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장우 시장 당선인이 공개적으로 기관장 사퇴를 종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사퇴종용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점령군처럼 행세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당선인의 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관장들의 잔여 임기가 저마다 다르고, 허태정 시장과의 정치적 관계, 기관별 업무 특성과 기관장의 전문성 등을 고려해 ‘대폭 물갈이’를 전제로 일부 기관장은 임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선 4대 공사·공단 기관장 중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 고경곤 대전관광공사 사장 등은 기관 특성상 1순위 물갈이 대상으로 손꼽힌다. 김재혁 사장은 허태정 시장의 측근 인사로 손꼽히고 고경곤 사장 또한 민선7기 인수위에 참여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

이들의 임기는 각각 내년 9월과 내년 연말까지로 1년 이상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고경곤 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고생했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사실상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도시철도공사에서 대전교통공사 전환을 주도한 김경철 사장은 임기가 올해 9월 끝나는데다 전문가형 기관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임기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임명된 임재남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의 경우, 2024년 9월까지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다. 허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 중 가장 많은 임기를 남겨둔 경우다.

나머지 14개 출자·출연 기관장 중 시장이 기관장을 겸임한 2개 기관을 제외한 12개 기관장들의 임기도 제각각이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진규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부터 시작해 2024년 9월까지 임기를 남겨 둔 정상봉 대전신용보증재단 이사장까지 다양한 잔여임기를 남겨 두고 있다.

정치색이 약한 공무원 출신 기관장인 정재근 대전세종연구원장, 이강혁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장, 문용훈 한국효문화진흥원장 등은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허 시장과 밀접한 정치권 인사로 분류되는 김종남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등은 어떤 식으로든 거취표명을 종용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전시 내부에서도 허 시장이 임명한 임기제 공무원들이 이미 거취표명을 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기관장의 임기 보장에 대한 찬반론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장우 당선인의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허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들이 일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기관 특성과 기관장 전문성 등을 고려해 업무 연속성이 필요한 기관장은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시장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당선인이 이 문제를 언급하거나 인수위 차원에서 공식적 논의를 한 바 없고, 그럴 문제도 아니다”라며 “정무형 기관장과 실무형 기관장이 있고, 당선인의 평가나 의중도 있을 것이니 기관장들이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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